재활승마에는 어떤 분야가 있나요?
며칠 전 포스트(http://blog.daum.net/happykra/15182829)를 통해 재활승마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그 의미와 함께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재활승마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로 나뉘어지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장애인이 승마를 즐기고 그 과정에서 오는 치료적인 효과를 통칭하는 재활승마는 어떤 면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눕니다. 각각의 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치료승마(Hippotherapy)
Hippo는 히랍어로 ‘말(馬)’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therapy라는 치료의 뜻을 가진 단어가 합쳐져서 치료승마(hippotherapy)라는 조합어를 만들었습니. 말을 이용한 치료라는 뜻으로 치료승마는 말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기승자의 신체적인 기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걸을 때 우리의 골반은 3가지의 움직임이 원활하게 일어나야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합니다. 우선 걷는 것은 어느 방향으로 진행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걷든 뒤로 걷든 진행방향을 갖게 되어 전후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또한 걸어가는 사람을 뒤에서 보면 엉덩이가 옆으로 움직이는 것 즉 좌우의 움직임도 볼 수 있습니다. 자, 두 가지의 움직임은 쉽게 떠오르죠. 나머지 한 가지 움직임은 무엇일까요? 바로 회전운동입니다. 골반과 고관절에서의 회전운동이 전후·좌우의 움직임과 동시에 일어날 때 자연스러운 걸음이 됩니다. 이 회전 운동이 없다면 고장난 로봇과 같은 아주 뻣뻣한 움직임만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움직임의 조화-뇌와 운동기능의 조화-를 통해 여러 기능들이 상호간의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뤄지는 고난이도의 기술입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장황하게 걸음걸이에 대해 늘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말이라는 동물이 우리에게 주는 움직임이 우리의 보행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말을 탄 상태에서 말이 걷게 되면 우리의 골반에서는 보행과 유사한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3차원의 움직임이 말을 타는 것 그대로 골반에서 일어나게 되고 이런 움직임이 우리의 뇌로 전해집니다. 이는 보행이 어려운 장애를 가진 기승자에게 보행의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체온을 가진(말의 체온은 인간의 체온보다 1℃ 높은 37.5℃) 동물과의 교감과 그가 전해주는 3차원적인 운동 효과를 이용할 때 우리는 치료승마라는 말을 씁니다. 물론 보행의 효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이나 심리적인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죠. 이런 치료승마는 각 기승자에게 적합한 치료방향을 정하고 여러 가지 움직임과 운동을 통해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진행됩니다. 따라서 치료승마를 실시할 때는 반드시 재활승마에 대한 이해를 가진 치료사가 진행을 해야 합니다.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말에 대한 이해를 가진 치료사가 각 기승자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목표와 치료방향을 설정하고 진행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강습승마(Therapeutic Riding)
앞서 말한 치료승마가 신체적인 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강습승마는 치료승마의 신체적인 효과와 더불어 심리적인 면에 초점을 둡니다.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치료적 승마’로 되는데 왜 강습승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한글과 영어가 가지는 어감의 차이와 번역의 과정에서 오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강습승마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즉 강습승마가 즐거움과 재미의 만끽을 통한 심리 사회적인 면과 정서적인 안정감, 자신감 향상에 중점을 두고는 있지만 치료승마에서 오는 신체기능의 향상과 같은 치료적인 효과는 늘 함께 하기 때문이죠. 이는 재활승마의 다른 한 분야인 레저·스포츠 승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승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통되고 기본적인 효과들입니다.
강습을 통한 치료적 효과를 가지는 승마이지만 치료승마(Hippotherapy)처럼 말의 움직임을 이용한 치료를 통해 신체기능 향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말 타는 방법, 즉 기승술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진 효과를 얻습니다. 둘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이해가 되시죠. 따라서 강습승마는 치료사가 아닌 재활승마교관이 진행을 하게 됩니다. 물론 치료사가 재활승마 교관 자격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치료승마에서처럼 반드시 치료사여야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활승마교관이 기승자의 능력에 맞춰 강습을 운영하게 됩니다.
많은 장애인들은 치료와 뗄 수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평생 치료, 즉 생활 속에서의 치료로 일반적인 재활치료는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기계 사이에 이뤄집니다. 하지만 재활승마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살아있는 말이 함께 합니다. 살아있는 동물인 말과의 교감과 승마라는 새로운 활동에 대한 도전과 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자존감의 향상과 더불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어 사회성 향상을 이끌어 줍니다. 작은 활동을 통해 얻은 변화가 기승자의 생활 전반에 변화를 주고 삶의 질을 향상 시켜주게 됩니다.
- 레저·스포츠
영화감상이나 독서, 인라인스케이트, 각종 동호회 활동 등 다양한 취미활동처럼 승마도 레저·스포츠의 한 분야입니다. 일반인이 승마를 취미로 즐기고 나아가 각종 경기나 대회에 참석하는 것처럼 장애인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대회 참가뿐만 아니라 멋진 자연 속에서의 외승이나, 해변에서의 애마부인처럼 승마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Liz Hartel이라는 선수를 벌써 잊으신 건 아니지요.
현재 국내에서는 재활승마가 소개되는 단계이다 보니 대회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장애인 올림픽에 승마 종목이 있고 각국에서는 전국 대회가 열릴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 재활승마가 활성화 되고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승마를 즐길 수 있을 때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멋진 선수들이 나오겠죠.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재활승마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승마의 여러 가지 효과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좋은 치료법의 하나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말이라는 동물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사랑은 장애와 비장애를 구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지 당신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느낄 뿐입니다. 한국에서의 재활승마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가진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돌봐줍니다. 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죠. 재활승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승마를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답니다.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시고 자원봉사에도 직접 참여해 주신다면 여러분이 한국 재활승마 발전에 큰 몫을 해주시는 셈입니다.
따스한 말의 체온을, 밝은 장애인의 미소를 여러분의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나누며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재활승마에 관심이 있거나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신 많은 분들은 KRA 한국마사회 승마교육원(전화 : 02-509-1695)에 문을 두드려 보세요.
RDA - Riding for the Disabled Association
RDA - Riding Develop Abilities
'공부방 > 승마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제주도에서 조랑말 타기 (0) | 2008.05.27 |
---|---|
승마장과 이용비용 (0) | 2008.03.08 |
[스크랩] 생활승마를 활성화하려는 한걸음을 떼며 (0) | 2008.01.29 |
승마를 즐기기 위해서 얼마나 필요할까? (0) | 2008.01.25 |
[스크랩] 승마 산음산악승마장. KBS TV 뉴스에 방송되었습니다. (0) | 2007.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