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대단원의 2008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올림픽 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장애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배려가 있길 바랍니다. 오늘은 지난 글에서 장애인 올림픽 역사와 참가자 규정에 소개한 것에 이어 참가 선수들의 장애 등급 분류와 그들이 참여하는 경기종목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드릴까합니다.
장애 등급 분류
기승자, 즉 선수의 기능과 장애 정도에 따라 4개의 등급으로 나뉘게 됩니다. 등급 1의 선수가 등급 4인 선수보다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요. 등급을 5로 나누기도 하는데 등급 5의 선수 같은 경우 국내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FEI 국제 경기 참가는 불허하고 있습니다. 등급을 나누는 데 있어서 선수의 기승술과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장애와 기능이 그 기준이 됩니다. FEI에서는 각 등급에 맞는 마장마술 과목들을 개발시켰습니다. 등급 1과 2인 선수의 경우 평보만으로 이뤄지거나 평보가 속보로 이루어진 마장마술 과목에 참여하고, 등급 3과 4인 선수의 경우 평보나 속보뿐만 아니라 구보와 일부 라테랄 워크(lateral work)로 구성된 과목을 수행해야합니다. 몇몇 주요 대회에서는 장애 등급 분류심사관이 선수들의 훈련과정과 경기를 살펴보고 제출된 자료와 더불어서 그 선수의 등급 재분류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장애 등급의 4가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등급 1 : 이 등급의 선수들은 주로 휠체어 이용자로 몸통 균형이 매우 낮거나 사지의 기능에 손상을 입은 경우입니다. 또는 몸통 균형은 전혀 없으나 상지 즉 양팔의 기능이 좋은 경우 등급 1로 분류합니다.
등급 2 : 이 등급의 선수들 역시 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경우, 몸통이나 상지기능은 좋은 편이나 보행에 심한 장애가 있는 경우, 또는 몸의 한쪽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편마비의 경우 등급 2로 분류됩니다.
등급 3 : 이 등급의 선수들은 도움 없이 걸을 수 있거나 편마비 정도가 약한 경우나 사지 기능 손상 정도가 약한 경우 또는 한쪽 팔의 기능 손상이 심한 경우입니다. 이 등급의 선수들 경우 도움 없이 보행이 가능하나 장거리나 근력부족의 경우 휠체어 사용이 허가됩니다. 또한 양쪽 시력 모두 손상된 경우 등급 3으로 분류됩니다.
등급 4 : 이 등급의 선수들은 사지 중에 하나 혹은 둘의 기능이 손상된 경우입니다. 또한 시력 손상의 정도가 약한 경우 등급 4로 분류됩니다.
경기 종목
공식적인 경기 종목으로는 두 가지의 마장마술 종목이 있습니다.
챔피언쉽 테스트 : 이 종목에 참여하는 선수는 IPEC에서 규정된 일련의 과목을 수행해야합니다. 즉 움직임이 정해져 있고 선수들은 그 순서에 따라 얼마나 정확하고 조화로운 움직임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매겨집니다.
프리스타일 테스트(Kur라고도 알려져 있죠) : 선수가 음악에 맞춰 여러 가지 과목을 혼합하여 일련의 움직임을 글자그대로 자유롭게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연극에서 극을 구성하는 것처럼 한편의 드라마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주의할 사항은 IPEC에 규정된 필수 과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종목의 경우 음악에 맞춰서 말의 움직임과 조절된 페이스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움직임과 과목의 변화를 말과 선수의 조화로움과 더불어 음악의 리듬과 하모니에 어우러지게 표현해야한다는 점이지요.
승마 종목 프로그램에는 단체 경기도 포함됩니다. 한 나라에서 3~4명으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이 서로 경합을 벌입니다. 이 선수들 적어도 한명은 등급 1 혹은 2인 선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각 팀의 최종 성적은 챔피언쉽과 팀 경기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3명의 합계로 집계되죠. 즉 4명의 선수로 구성된 팀의 경우 가장 성적이 낮은 선수의 점수는 집계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의 점수를 합합니다.
공식종목은 아니지만 2명이 짝을 이뤄서 음악에 맞춰 프리스타일을 보여주는 종목도 있답니다. 2명이 한조가 되어서 프리스타일을 연출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말과 선수, 음악의 조화뿐만 아니라 두 선수간의 조화로운 움직임도 매우 중요하겠지요.
경기는 대부분 40m×20m 경기장에서 치루어 집니다. 하지만 가능한 경우 등급 4의 선수들은 60m×20m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정해진 알파벳 문자로 경기장에 각 지점을 표시해 두게 됩니다. 마장마술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A, E, H ,C, M, B, F 등의 순서로 각 지점에 약속된 글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익숙하실 겁니다. 선수들이 수행하는 각 과목들은 이 지점을 기준으로 속보냐 구보냐 원운동이냐 등으로 이뤄집니다. 즉 글자의 순서에 따라 정해진 운동, 즉 각 과목을 말과 선수가 얼마나 조화롭게 그 움직임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HEK medium walk(중간평보)’이라고 표시된 과목은 H지점에서 시작해서 E를 지나 K까지 말이 자연스런 평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지요. D, X, G는 경기장의 중앙선을 따라 있는 지점입니다.
앞서 살펴본 등급에서 3, 4 등급의 선수 중에는 시각적 손상을 가진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경우 각 지점의 위치 파악에 어려움이 있어 방향고지를 위해 다소 변형된 방법을 사용합니다. 즉 그 지점으로 다가가거나 지날 때 알려주는 사람 즉 ‘caller'가 있어 경기장 내에서 선수의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숙련된 선수들 경우에 한명의 caller의 도움을 받아 경기를 수행합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두개의 은메달을 거머쥔 노르웨이의 Anne Cecilie Orr는 시력을 완전하게 상실한 등급 3의 선수로 프리스타일을 수행할 때 호루라기를 사용했지요. 이후 2003년에는 시각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소리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재활승마에 지속적인 관심을
제13회 북경 장애인 올림픽에 때 맞춰 재활승마의 한 분야인 스포츠 재활승마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한국에서의 재활승마는 아직 발걸음을 겨우 뗀 아기와 같습니다. 이제 겨우 재활승마가 무엇인지, 그 효과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려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올림픽이나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없지는 않겠지요. 아이가 잘 커 나가도록 부모와 주위의 어른들은 많은 도움과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우리나라의 재활승마 역시 여러분들이 부모와 어른의 역할을 해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주고, 자원봉사자가 되어주고, 널리 알려주는 역할을 해주신다면 제18회나 제19회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우리에게도 자랑스러운 장애인 승마 선수를 응원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재활승마의 저변확대와 지속적인 관심이 또 다른 감동의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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