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공원에 활약하는 기수 중에서도 최단신인 143cm의 키로 과천벌을 호령했던 과천벌의 ‘작은 거인’ 임대규 기수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 8월 11일(토) 경마팬들의 환호 속에 7경주가 시작되었고 3코너를 진입하는 찰나 임 기수가 기승한 ‘크라운포에버’가 주춤거리기 시작했고 임 기수는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나 낙마하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뒤를 따르던 마필 2마리가 임 기수를 피하기 위해 급격하게 진로를 변경했으나 불운하게 임 기수는 피하는 방향으로 떨어졌습니다. 말은 사람이 떨어지면 본능적으로 피하기 때문에 기수를 찰 가능성은 없지만 말이나 기수 누구도 제어하지 못하는 눈 깜짝할 사이 두 마필의 발에 차이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더욱 더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 것은 두 마필 중 한 마리에 타고 있던 기수가 임대규 기수와 절친한 동기였던 천창기 기수였다는 점입니다. 마필의 뒤를 따르던 KRA 응급구조차량은 사고즉시 응급조치 후 인근 대형병원으로 임 기수를 후송했으나 11일(토) 오후 6시 57분에 임 기수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임 기수의 사고장면을 목격했던 한 경마팬은 그 찰나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떨어지는 순간 임 기수의 표정, 이를 뒤에서 본 천창기 기수의 비명을 지르는 듯한 표정 그리고 그 뒤를 따른던 김동균 기수의 당황한 표정을 망원경을 통해 관찰했던 그는 이게 꿈이기를, 진정 꿈이기를 바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꿈이 아니었고 임 기수의 사고를 알리는 자막이 전광판에 나오는 순간 탄식으로 애도했습니다.
故 임대규 기수는 1966년 충북 제천 출생으로 부인과 슬하에 1남 1녀를 둔 가장입니다. 어려서부터 작은 키와 왜소한 체구였던 임 기수는 그의 작은 신체 조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기수의 길이라 생각하고 KRA 기수후보생 12기로 입소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그의 노력을 다시 한번 꺾어 놓았습니다. 그는 기수 교육 중 목 부위를 다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장애의 위기를 겪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극복하고 1987년 13기로 경주로에 첫발을 디뎌 올해 20년차의 베테랑 기수였습니다. 임 기수가 속한 13기는 과천벌의 황금세대로 박태종, 김효섭, 천창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기수들이 포진한 기수입니다. 임 기수는 통산 전적 5,353전 632승, 2착 577회로 승률 11.8%, 복승률 22.6%로 전체 기수 중 5위를 달리고 있었고 2002년 그랑프리(GI)를 비롯해 10개의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서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습니다. 올해에도 41승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단점인 작은 키를 최대한 활용하는 낮고 안정적인 기승술로 정평이 높았습니다. KRA의 한 관계자는 “기수로서의 필요한 자질인 승부근성, 경쟁심과 함께 탁월한 리더십과 책임감으로 다른 기수들의 귀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그의 성격으로 인해 전임 기수협회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회장직을 임시로 수행했고 그는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현재 한국경마기수협회 회장에 추대되었습니다.
임기수를 기억하는 경마팬은 경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임 기수를 본 뒤였다고 추억합니다. “경마장 예시장에서 그를 처음 봤다”고 당시를 회상한 경마팬은 “기수 중에도 유독 작은 체구였지만 그의 눈빛은 누구보다 강렬했고 자신감이 넘쳤다”고 임 기수를 처음 본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그가 말을 타고 있을 때 임 기수는 큰 거인처럼 보였다”며 “임 기수의 기승을 보고 있노라면 넘치는 자신감과 탁월한 기승술로 자신도 모르게 임 기수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임 기수의 사망 소식이 오보이기를 바랐고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임대규 기수는 불의의 사고로 경주로를 영원히 떠났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예시장에서, 경주로에서도 그의 거인과도 같았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과천벌의 ‘작은 거인’으로 영원히 경마팬들은 뇌리에 기억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故 임대규 기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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