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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회전목마에는 말(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공원에서는 정말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재미로 관객들을 유혹합니다. 온 몸이 붕 뜨는 것 같은 바이킹, 공중제비를 돌며 정신을 빼놓는 롤러코스터, 뻔히 가짜인 줄 알면서도 놀라고 마는 유령의 집.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팔에 소름이 돋는 스릴과 긴장은 역시 놀이공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재미입니다.

 

 

 


 그런데 놀이공원마다 꼭 있는 약방의 감초이면서도 있는지 없는지 잘 눈에 띄지 않는 놀이기구도 있습니다. 네, 바로 회전목마입니다. 음악소리와 함께 천천히 돌아가는 회전목마는 다른 놀이기구와 달리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타는 사람이라곤 꼬맹이가 아니면 데이트 중인 연인들이 전부죠.


 


 그러나 회전목마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참급(?) 놀이기구입니다. 회전목마는 영어로 ‘carrousel' 또는 ’carousel'이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이탈리아어의 ‘garosello'와 스페인어의 ’carosell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둘 다 ‘작은 전쟁’이라는 뜻인데요, 십자군 원정 당시 터키와 아라비아의 기사들이 말을 탄 채 냄새나는 공을 가지고 노는 놀이를 보고 마치 실제로 싸우는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기 500년경 비잔틴 제국의 미술품에 그 모습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이 ‘작은 전쟁’은 유럽으로 건너오면서 확 바뀌고 맙니다. 화려한 치장과 의상으로 잔뜩 멋을 부린 기사들이 말을 타고 서로 겨루기도 하고 장난도 치는 놀이로 변한 것이죠.

 

 

 

 

 이 '작은 전쟁‘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달리는 말 위에 앉아서 긴 창의 끝을 작은 고리의 구멍에 끼우는 놀이였다고 합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끼우기 힘든데 달리는 말 위에서라면 정말 성공하기가 힘들었겠죠? 말을 제어하는 기술은 물론 정확성과 집중력 등이 필요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연습하면 안되는 게 어딨겠니~’의 마음가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피나는 연습을 위해서 누군가가 기계장치를 고안해 냈습니다. 나무로 만든 목마에 줄을 매달아 빙글빙글 돌리면서 작은 고리의 구멍에 창을 끼워 넣는 연습을 하는 기계장치, 바로 이것이 회전목마의 탄생이었습니다. 동력으로는 사람이 직접 밀거나 말, 노새 등을 이용했다고 하는군요.


 

 

 

 기사들의 훈련 장치는 또 다시 변신을 해서 오로지 재미를 위한 ‘회전목마’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증기 기관의 발명이 큰 역할을 했죠. 19세기 후반이 되면 회전목마는 별다른 놀이거리가 없던 도시민에게 최고의 오락거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미국이 회전목마의 천국이었는데요, 유럽의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통과 기술을 살려 다양한 ‘회전목마’를 생산해 냅니다. 한 때 미국에는 약 5,000개 가까운 회전목마가 성업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알 수 있겠죠?

 


 

 

 원래 말에서 시작한 회전목마이지만, 문화에 따라 또는 기호에 따라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했습니다. 사슴, 기린, 곰, 돌고래, 호랑이, 사자, 개, 백조 등등 거의 모든 동물이 한 번쯤은 회전목마의 주인공이 되었죠. 심지어 개구리까지도 있습니다. 그래도 ‘회전목호(虎)’, 회전목견(犬), ‘회전목와(蛙)’ 등등으로 불리지 않는 것은 원조인 말의 상징성이 큰 탓이겠죠. 


 

 

 

 

 

 

 

 아무튼 전성기를 누리던 회전목마도 세계 2차 대전 이후 새로운 놀이기구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점차 사람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단조롭게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회전목마는 아무래도 스릴이나 긴장감과는 거리가 있었으니까요.

 

이번 주말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타고 중세의 기사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 여기는 경마공원 ^^
글쓴이 : KR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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